티스토리 2022.08.17 작성글
식습관
요즘 아이의 식습관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하루종일 아이와 붙어있으며 식사하는 것을 지켜봤던 육아휴직 기간과 달리 복직 후에는 어린이집이나 할머니댁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의 식습관을 관찰하고 교정해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의 식습관과 관련한 우리의 최근 고민은 크게 세 가지 이다.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는 것
*책 읽으면서 밥을 먹는 것
*반찬만 먹고 밥을 안 먹는 것
1. 돌아다니면서 밥 먹는 아이
집에서는 하이체어에 앉아 밥을 먹기에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는 경우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린이집 선생님이 ‘자꾸 돌아다니면서 먹으려고 한다’고 말씀하셨다. 확인 차 집에서도 하이체어가 아닌 유아용 식탁에서 식사를 해 보니 정말로 계속 돌아다니며 밥을 먹는 모습이 보였다.
*개선 방법
– 밥은 앉아서 먹는 것이라는 원칙을 알려주고 식사를 시작한다.
– 당연히 아이는 오래 앉아있기 힘들어 하니 차츰 앉아있는 시간을 늘려간다.
– 절대 따라다니면서 밥 먹이지 말 것. 정해놓은 시간이 지나면 음식을 치워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 (가장 기본이지만 중요한) 간식 줄이고 배 고픈 상태에서 밥 먹을 수 있게 하기. 배고프면 알아서 식탁으로 온다. 진짜다.
2. 책 읽으면서 밥 먹는 아이
가장 최근의 고민! 아이가 밥을 먹다가 어느순간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책 읽으면서 밥 먹을거야. 하나만 읽어주세요~!” 최근 아빠와 단 둘이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때 마다 아빠가 책을 읽어주며 밥을 먹였다고 한다. 그래서 습관처럼 되어버린 식사 중 독서. 엄마 아빠와 다 같이 식사를 하다가도 배가 조금 차면 어김없이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난감했다. 밥 다 먹고 읽어주겠다고 해도 통하지 않고, 난리를 쳐대는 통에 결국 아빠가 책을 읽어주긴 했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라서 괜찮을까? 싶을수도 있지만 아이가 영상을 시청하며 밥 먹는것과 같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을 시청하며 밥 먹을 때의 문제점>
– 음식에 집중하지 못한다. 저작 운동에 방해됨. 자기가 뭘 먹는지도 모르고 씹어 넘기는 상황. 음식을 탐색할 기회를 잃게 됨.
– 영상에서 나오는 자극을 쫓아 멍하니 보게 됨. 계속해서 바뀌는 화면을 따라가는 것일 뿐.
*개선 방법
– 무조건 책/영상을 차단한다. 지금까지 습관이 되었다고 해도 이제라도 밥 먹는 시간에는 영상을 볼 수 없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 일관성이 중요하다. 오늘은 안되고 내일은 되고? 우리집에서는 안되고 할머니집에서는 되고? 이런 것 없이 원칙대로 해야 한다. (사실 식당에서 외식 할 때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모두가 편한 방법인데… 식습관 교정을 위해서는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좋다.)
3. 반찬만 먹고 밥은 잘 안먹는 아이
보통 아이 식사시간에는 밥, 국, 반찬 두 가지를 준비해 주는데 마음에 드는 반찬부터 다 먹은 다음에 밥은 남기는 경우가 많다. 옆에서 부모가 밥을 먹으라고 하면 그제야 조금 먹는 척(?) 하다가 남기기 일쑤이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반찬이 맛있고, 밥은 상대적으로 밋밋한 맛이라 그런 듯 하다.
*개선 방법
–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조금씩 반찬의 간을 약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찬은 형태, 식감, 색상 모두 다양하고 간도 잘 되어 있어 맛있을 수 밖에 없다. 아이가 반찬과 국을 통해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 맛있는 밥 주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수도 있는데 우리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부터 ‘갓 지은 밥’의 맛을 알게되어 이제는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녹여서 주는 밥은 잘 먹지 않는다. 배가 고플 때 새로한 밥을 주면 그래도 잘 먹는 편. 어린이집을 다니기 전에는 냉동밥 데워서 줘도 갓 한 밥과 비슷해서 잘 먹어줬는데 이제 그 차이를 아는 듯 하다.
– 아이가 밥을 좋아할 수 있도록 밥의 형태를 다르게 시도해본다. 똑같은 흰 밥이라도 주먹밥처럼 동그랗게 말아 주거나 재미있는 모양으로 바꾸어 주면 흥미가 생겨 잘 먹을지도. – 어른이 흰 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혹은 또래 친구가 흰 밥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준다. “밥이랑 반찬은 같이 먹어야 더 맛있대~~~ 냠냠냠~~~”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노출하다보면 따라쟁이 아이들은 따라할 수도 있다!
– 식습관 교정의 포인트는 부모의 마음가짐 인 듯 하다. 단호하게 ‘안 먹으려면 먹지 마’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식습관 교정을 시작해야 한다. 부모가 동동거리며 아이에게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하는 순간 이 게임은 끝난다.– 경험상 아이는 배고프면 잘 먹게 되어 있다. 문제는 아이가 배고플까봐 중간중간 간식을 챙겨주는 부모. 당장 배 채우는 것보다 제대로 된 식사를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그동안 아이가 성장하면서 밥 잘 먹는 시기, 밥 안먹는 시기가 반복되었기에 밥 먹는 양이 줄고 느는것에 대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어른들도 입맛이 있을 때가 있고 없을 때가 있는 것 처럼 아이들도 똑같을거라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위에 언급한 잘못된 습관이 식사 시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생활 습관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돌아다니며 밥 먹고, 영상이나 책을 보며 밥을 먹는 습관이 나중에는 단체 생활에서 어떤 쪽으로든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지금부터 나쁜 습관은 교정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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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면 어디서는 “크면 다 고쳐진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함! 다 고쳐진게 아니라 그 습관이 다른방향에 영향을 끼쳐 일상생활 어딘가에서 삐그덕거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겠지.
위에 언급한 방법대로 한다고 마법처럼 한번에 다 해결되지는 않겠지. 그래도 우리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우리 아이가 건강한 습관을 갖고 무럭무럭 자랄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