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월 아기 배변 훈련 (2) – 위기 그리고 퇴행기




40개월이 된 지금에야 쓰는, 32개월 아기 배변 훈련 2탄.
배변훈련 1탄은 여기에 -> 32개월 아기 배변 훈련 시작 (1) – 내가 좋아하는 (sonsoogun.com)




<목차>
1. 34개월, 위기 발생
2. 퇴행기 시작
3. 퇴행기의 지속
4. 40개월, 새로운 시도






1편에 썼듯 우리 아이는 굉장히 수월하게 기저귀를 졸업했다(낮기저귀 한정). 32개월이던 지난 8월 연휴 기간, 공식적으로 배변훈련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쉬, 그리고 이틀 째에 응가를 변기에 하면서 성공적으로 기저귀를 뗐다. 그래서 아무 문제 없다면 조금 지나서 밤 기저귀를 뗄 수 있을 줄로만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1. 34개월, 위기 발생


32개월에 낮기저귀 떼기 성공. 밤에만 기저귀를 하는 생활을 반복하다가. 34개월이 된 어느 가을 날…. 외출하다 돌아오는 길 아파트 1층에서 “쉬 하고 싶어” 말하는 아이를 들쳐 업고 집으로 왔다. 집으로 와서는 바로 쉬를 하러 갔어야 했는데 아이가 괜찮다고 말하며 한참을 놀기 시작했다. 그래서 긴장을 놓았는데…. 갑자기 아이가 거실에서 놀다가 울기 시작한다. 옷을 입은 채로 쉬야를 해 버린 것.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입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그럴수도 있어”라고 말하면서도 그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 사진을 찍었다. 이전에도 팬티를 입고 있다가 쉬야를 한 적은 있었는데, 공식 배변훈련을 시작 후 쉬야를 해 버린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으나 그 순간이 아이에게는 트라우마가 되었던 것 같다.


배변 훈련
문제의 그 날 촬영한 사진…




2. 퇴행기 시작


그 날 이후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며칠을 지냈다. 그런데 갑자기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한참을 변기에 혼자 앉아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산책을 나가서도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고, 계속 화장실에 앉아서 나오지 않았다고… 하원 시간에 그 이야기를 듣고, 오후에 아이와 생활하는데 계속 쉬 마렵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막상 변기에 앉히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일이 반복되었다.

며칠 간 아이가 계속 예민한 상태가 반복되었으나 도저히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의심하기도 했다. (며칠 전 집에서 실수한 건 전혀 생각지도 못했을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후, 아이가 팬티 입기를 거부하기 시작했고, 다시 기저귀에 쉬야를 하는 퇴행기가 시작되었다. (응가는 그대로 변기에 함)




3. 퇴행기의 지속


32개월 낮기저귀 졸업, 34개월 째 실수 후 퇴행기가 시작되어 한참을 계속 기저귀를 하고 다녔다. 팬티를 입자고 하면 완강하게 거부하였다. 집에서 실수한 것이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된 것은, 어느 날 책을 읽다가 ‘부끄러운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 되었다. 일부러 ㅇㅇ이는 언제가 부끄러웠어? 물어보았더니 “할머니 집에서 돌아올 때 쉬 하고 싶었는데 집에 와서 바지에 쉬했던 적이 있거든? 그 때가 부끄러웠어.”

머리가 띵- 해졌다. 그 전에도 팬티 입은 채로 쉬 한적이 많았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는데, 아이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나보다. 공식적으로 배변 훈련을 성공한 뒤, 처음으로 실패한 경험이라 그랬던 듯 하다. 공식 배변 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게 아이에게는 나름의 큰 자랑이었던 것 같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되니 그 날, 그 순간 아이의 마음을 다 읽지 못하고, 사진을 찍었던 행동이 매우 후회가 되었다. 아이는 충격에 휩싸여 울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이나 찍고 있었다니… 하지만 이미 지난 일, 더 이상 후회해봐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진 않았다. 그 날 부터 우리는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

아이가 상처를 받을까 싶어 의도적으로 그 날 일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아이가 그 일이 큰 일이라 여기게 될까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 때 부터 우리는 일상 대화 중 그 날 일에 대해 가볍게 언급을 시작했다. 다같이 부끄러웠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엄마 아빠가 어릴 때 실수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반복해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게 되니 조금씩 같은 주제로 이야기 할 때 아이의 표정이 편하게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여전히 팬티는 입기 싫다고 했다.




4. 40개월, 새로운 시도


아이가 40개월이 될 때 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기저귀를 입게 내버려 두었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언제든 다시 팬티를 찾겠거니 싶어서. 찝찝한 건 알아서인지 응가는 꼭 변기에 했기에, 언제든 다시 쉬도 변기에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그러던 얼마 전… ‘우리가 지금 아무것도 안하는 건 아이를 방치하는 게 아닐까’ 라는 조금은 과격한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기저귀를 하고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도와주지 않는 것이 아이가 발달하는 데 도움이 되는걸까. 이렇게 지내다 보니 우리도 편해서, 그냥 방치하는 건 아닌가. 축축한 기저귀를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하고 있는 40개월 아이가 정상인가.. 다른 모든 면에서는 똑 부러지는 아이인데..

신랑과 논의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아이에게 스티커 판을 만들어주었다. 변기에 쉬 할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주는 스티커 판! 10번 변기에 쉬를 하면, 보상으로 장난감을 사러 가기로. (-> 보상을 주는 방법은 부작용이 있을까봐 고민하긴 했으나… 일단 질렀다.) 그리고, 아이는 곧바로 스티커 10개를 채우고 지난 주말 장난감을 사왔다. 이후 이야기는 배변 훈련 (3)에서 계속 하겠다.








<지난 이야기 보기>

배변훈련 1탄 : 32개월 아기 배변 훈련 시작 (1)
배변훈련 2탄 : 32개월 아기 배변 훈련 (2) – 위기 그리고 퇴행기
배변훈련 3탄 : 32개월 아기 배변 훈련 (3) – 41개월에 다시 성공



<육아 관련 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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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배변훈련 시기와 방법 정리
32개월 아기 배변 훈련 시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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