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2022.09.25 작성글
영어
우리 부부의 교육관은 제법 잘 맞다. 아이에게 학습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원하기 전 까지는 학원을 억지로 보낼 생각도 없다. 학원에서 배우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바깥세상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기 영어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아기가 돌 지나면서부터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거나 영어 전집을 들이며 영어 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는 지인들이 많았으나 우리는 ‘모국어’가 충분히 발달된 후 ‘외국어’에 노출시키자는 생각에 따로 외국어 관련 콘텐츠에 노출시키지 않았다. 장난감을 구매할 때도 영어만 나오는 장난감이라면 구매하지 않았을 정도로 의도적으로 외국어 노출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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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아이가 어느 날 a, b, c, d ~ 알파벳을 말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원, 투, 쓰리, 포~ 숫자를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이미 색깔을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도 다 알고 있다.
“빨간색은 영어로 뤠~드, 파란색은 블루~ 초록색은 구린~”
우리가 의도해서 틀어주진 않았지만, 아이가 즐겨 보던 유튜브 유아용 채널에서 영어 단어를 알려주는 것들이 나왔었나 보다. 반복적으로 그 영상들을 보며 스스로 영어를 습득하고, 알파벳을 알게 되었다.
외국인들이 대화하는 영상을 보면 “어 저 사람들은 영어로 말하네?”, 혹은 “우리는 한국사람이니까 영어말 하지말고 한국말 해요~~~~” 라고 말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그래서 우리도 의도적으로 영어 노출을 피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영어로 된 영상이 나오면 아이에게 먼저 물어본다. 한국말로 나오는 거 볼까 아니면 영어말로 나오는 거 볼까? 아이는 본인이 보고 싶은 영상을 고른다.
모국어가 충분히 발달하는, 모국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 만 세돌 전에는 영어교육을 하지 않겠다던 우리, 이제 노선을 변경했다.
(24개월 때 우연히 받은 언어평가에서 또래보다 한참 빠른 언어 발달을 보이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으니 33개월인 지금은 충분히 발달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건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것!>
*아이가 좋아하는 영상을 영어 버전으로
굳이 어려운 영어 영상을 보여주기보단 아기가 좋아하는 뽀로로나 핑크퐁 영상을 영어로 보여주기부터 시작하려 한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영어로 듣게 되면 어떤 상황에 이 표현을 쓰는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영어 버전으로
위와 마찬가지로 이미 아이가 알고 있는, 좋아하는 노래를 영어 버전으로 들려주고 함께 부르며 표현을 익힌다.
*영어 발음에 연연하지 않기
아이가 숫자를 영어로 말하는데 숫자 3을 쓰리~라고 하지 않고 씨~ 인가? 여하튼 본인이 들은 그대로 새롭게 창조해서 발음했다. 가르치려는 순간 아이가 흥미를 잃어버릴까 봐 굳이 가르치며 정정해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정확한 발음을 들려주며 아이가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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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볍게 아이에게 영어를 노출시켜본 후 아이가 얼마나 따라오는지 보고 다음 스텝을 고민해야겠다. 절대로! 강요하지 않기. 가르치려 하지 않기. 아이의 선택에 맡기기!
가벼운 마음으로(ㅋㅋㅋ) 올리버쌤의 책을 구매했다. 올리버쌤의 미국식 아이 영어 습관 365. 이 책 리뷰도 곧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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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보라색은 스페인어로 비올레따야”
아가야 엄마 아빠는 스페인어는 몰라서 도와줄 수가 없구나. 아디오스….
2 thoughts on “아기 영어 교육 시작 시기와 접근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