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다 모두 발달 순서, 속도가 다르기에 육아에 정답은 없다. 우리 아이는 언어, 인지, 소근육 발달은 모두 빠른 편이었으나 대근육 발달은 느린편이었다. (~ing 현재진행형)
육아생활 카테고리에 어떤 글을 써볼까 고민하다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대해 써보기로 했다. 언어 발달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나 지식을 공부해 글 쓰기에는 지금 당장엔 열정이 없으므로 경험 공유 내지는 우리의 육아 기록 정도로만 가볍게 써 보려한다. 기억을 더듬어보자…
우리 아이의 언어 발달
-아이가 두 돌이 되었을 때 우연한 기회로 받게 된 언어평가. 정확한 평가 명칭을 알지 못해 아쉽지만…. 24개월인 아이가 26-27개월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이 말만 들으면 별것 아니라 생각이 될 수도 있겠지만 평가해주신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이 검사는 보수적으로, 그러니까 어렵게 설계된 검사라 26-27개월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오려면 보통 30-31개월 쯤 되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아이처럼 24개월인 아이들은 보통 20개월 정도로 결과가 나온다고. 심지어 24개월에 이 검사를 다 하는 아이들도 드문데 우리 아이는 다 끝냈다며! 우리 딸래미 야무지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결과를 받으니 신기했다. 누가 봐도 야무져보이긴 하지… 특히 조동아리…ㅎ
-또 다른 예시로 시간이 흘러 29개월 쯤 되었을 때, 감기에 걸려 소아과에 방문했는데 가습기에서 연기가 나오는 걸 보고는 “우리집 밥솥에 밥이 될 때도 연기가 나와” 라고 표현했다. 그 말을 들은 의사 선생님이 진료차트를 보며 아이 나이를 확인하고 깜짝놀라며 “언어가 1년은 빠르네요”라고 이야기하더라.
-언어 이해도, 발화 수준, 단어,문장 구사력 등은 아주 뛰어나지만, 발음 측면에서는 발달이 빠른 편은 아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곧 네 돌이 되어가는 지금도 약간 아기처럼 말하는 느낌이 남아 있다. 또래 친구들이 말하는 걸 보니 다 큰 언니들 처럼 이야기 하던데 우리 아이는 아직 억양과 발음이 아기같다. (그래서 우린 더 좋아… 너무 귀여워.. 이 시기가 오래 갔으면 좋겠음ㅎ)
-누군가는 아기 언어 발달 수준은 타고난 것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극단적으로 다른 언어 발달 속도를 보이기도 하고, 평균적으로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에 비해 언어 발달 속도가 빠르다고도 하니.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의 역할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닐것이다. 하루종일 부모와 붙어 있고, 집 안에서만 지냈던 코로나 시기의 아이들의 경우 더더욱 부모(양육환경)의 역할이 중요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아이와 소통하며 함께 커왔는지 정리해보았다.
*수다쟁이 엄마 아빠
태어나자마자 코로나 시대가 되어 거의 집 안에서만 생활했던 우리 아이. 신랑도 재택근무를 하게 되어 우리 세 명이서만 집에서 하루종일 붙어 지냈다. 설상가상으로 어쩌다 밖에 나가더라도 무조건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혹시나 아이가 성장하는데 있어 집 안에만 있는 상황이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황이 문제가 될까봐 아이 앞에서 대화를 많이 했다. 사실 의도적으로 한 것도 있지만 엄마 아빠가 원래 말이 많은 편이라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잠만 자는 신생아 시절을 제외하고는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나갈 때도 항상 아기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하늘이 어떻고, 날씨가 어떻고, 저기 노란 꽃이 있는데 꽃잎이 어쩌고 저쩌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등등.. 뭔가를 먹을 때도 주절주절 떠들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누가 봤다면 정신 나간 사람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같은 의미의 다양한 표현 사용 – rephrase
아이에게 말을 걸거나, 아이의 말에 응답할 때 같은 의미를 지닌 다른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영어공부할 때 자주 듣던 rephrase라는 표현을 떠올리며… 예시를 떠올리려하니 생각이 나지 않아 일단은 이렇게만 쓴다. 예시가 생각난다몆 다시 업데이트 하겠음.
*유아어 사용 지양
아이가 갓난쟁이일 때는 몰라도 조금 크고 나서는 맘마 때찌 까까 등의 유아어를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 적절한 시기에 유아어를 사용하는 것은 좋을지 몰라도 제대로 된 언어 습득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에 계속해서 유아어를 들려주는 것 좋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아이의 말에 되묻기
아이가 어떤 말을 하면, 그 말에 대해 질문을 자주 하며 대화를 유도했다. 할 말이 없더라도 일부러 말을 많이 걸었다. 보통 질문할 때는 육하원칙에 의거한 질문을 주로 많이 했다. 아이도 육하원칙에 따라 생각하며 대답할 수 있도록.. 가끔은 이렇게 아이에게 계속 질문하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직까지 크게 문제되는 것은 없는 듯 하다.
*같은 책 자주 읽어주기
책육아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굳이 ‘책육아’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읽어준 것은 아니고, 매일 아이와 있으니 할 게 없어서(?) 책을 많이 읽어줬다. 우리는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에는 TV를 거의 틀지 않았기 때문에 할 게 많이 없었다. 이 때 책을 읽어줄 때에는 매번 새로운 책을 읽어주기 보다 그때 그때 꽂힌 몇몇 책들을 자주 읽어줬다. 아기들은 같은 책을 읽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예측 가능성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 예측 가능성 :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으며 그 책의 이야기나 그림에 익숙해진다. 아기들은 이런 예측 가능성을 통해 안정감과 즐거움을 느낀다.
– 언어 습득 :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 단어, 문장 구조, 발음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반복되는 내용과 단어를 통해 언어 기초를 강화시킬 수 있다.
*책 많이 읽어주기
우리아이는 두 돌 전 추피지옥에 빠져 매일 자기 전 책을 수십권씩 쌓아두고 우리보고 읽게 시켰다 (….). 22개월에 구입한 생활동화 전집이었는데 자기 전 정말로 한두시간씩 책을 꼭 읽고 잠들었다. 진짜 다시 생각해보니 그때 너무 힘들었다.. 책 읽는 것도 힘들고 재우는 것도 힘들고 ㅋㅋㅋ
그런데 나중에 지나고 보니 아이는 추피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토씨하나 빼놓지 않고 다 외우고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하는 대사, 설명 모두 다…. 정말 이 시기 아이들은 모든 내용을 흡수한다는 게 와닿는 순간이었다. 마침 생활동화라 대화의 수준이나 내용이 일상생활과 밀접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아무래도 이렇게 인풋이 많으니 아웃풋이 나쁠 수가 없을 듯 싶었다.
아이의 성향에 맞는 부모의 도움
아이의 실수를 지적하지 않고, 응원해주기
국어든 영어든 아이가 언어를 배워가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우리 아이는 특히 본인이 실수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실수했을 때 조금이라도 부모가 지적을 하거나 정정해주려 하면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다. 본인이 틀렸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급속도로 흥미를 잃고 다른 주제로 재빨리 넘어가려 한다. 본인이 틀렸다는 사실, 그때 느껴지는 그 민망한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이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그래서 우리는 아이가 무언가를 틀리게 말했을 때, 바로 고쳐주기보다는 대화 도중에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여러차례 정확한 발음 혹은 표현으로 말하며 아이에게 입력시켜주려 한다. “그건 이렇게 말하는거야~”라고 직접적으로 알려주기 보다는 아이에게 간접적으로 정확한 표현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에겐 이 방법이 꽤 효과가 있었다.
모든 아이들은 각각의 특성이 다른만큼 아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양육자가 아이의 특성에 맞는 접근법을 활용해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게 중요하겠다.
만 4세 이후의 언어 발달
이번 겨울이 되면 만 4세가 되는 아이. 이제 정말 유치원에 가는 어린이가 되는 것이다! 유치원생의 언어 발달은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지켜봐야 할까? 이번엔 엄마도 열심히 공부를 해서 다시 글을 써 봐야겠다. 이제 글 그만 쓰고 싶다는 뜻…^^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