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월에 들어서는 우리 아이, 요즘 병원놀이에 푹 빠져있다. 자동차 친구들이 사고가 나면 정비소로 데려가거나 병원으로 데려가는 놀이를 무한 반복 하는 중이다. 현재 우리 집에 있는 병원놀이 장난감, 그리고 그동안 아이가 가지고 놀았던 병원놀이 장난감을 정리해봤다.
1. 뽀로로 병원놀이
구성 : 진료가방, 청진기, 혈압계, 뽀로로 안경, 진료판, 주사기, 알약통, 반사경, 체온계, 밴드 스티커, 놀이판, 시력 검사표, 알약, 해열제 박스
사용 연령 : 3세 이상

가장 먼저 우리집에 들였던 병원놀이 장난감이다. 두돌 전후로 장난감 도서관에서 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뽀로로 얼굴이 있는 진료 가방에 청진기, 주사기, 체온계, 안경, 약통 등의 도구가 들어있다. 이걸 빌렸을 당시에는 아이가 아직 역할놀이를 제대로 시작하기 전이라, 단순히 안경 쓰고 벗고, 청진기로 소리 듣고, 약 주는 시늉 하는 정도로 가지고 놀았다.
대단한 기능이 있지는 않지만 병원놀이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 좋다. 청진기를 가슴에 대면 ‘콩닥콩닥, 콜록콜록, 으앙으앙’ 등의 소리가 난다.
2. 뽀로로 토이북 병원놀이 : 나도 병원에 갈 수 있어 (2021 개정판)
구성 : 책, 안경, 청진기, 주사기, 체온계, 가위, 집게 가위
사용 연령 : 3세 이상

장난감 도서관에서 빌렸던 뽀로로 병원놀이를 반납하고 한참 뒤 서점에 갔다가 아이가 이 책을 사달라고 해서 샀다. 나도 병원에 갈 수 있어 라는 이름의 뽀로로 동화책과, 몇 가지 장난감이 함께 들어있다. 책 내용은 이미 아이가 다른 곳에서 읽어봤던 터라 알고있었고, 병원놀이 장난감도 뽀로로 병원놀이에 들어있던 것과 거의 흡사해 특별할 것은 없었다. 주사 맞기 싫어서 도망가는 크롱이 용기를 내서 병원에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보며 아이가 “나는 병원 하나도 안무서운데~~”라고 말하곤 했다.
지금도 우리집에 보관 중인 장난감이다. 청진기, 주사기, 체온계, 가위 등을 수시로 가져오며 병원놀이를 하고 있다. 청진기를 갖다 대면 콩닥콩닥 심장소리가 난다. 체온계에서는 체온을 잴 때 마다 뽀로로가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주사기를 누르면 위아래로 움직인다. 가위나 집게를 조작하며 소근육을 발달시킨다. 이 장난감 역시 특별한 기능이 있다기 보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도구들을 접하며 역할놀이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3. 플레이모빌 City Life / Starter pack 병원놀이 소아과 의사 70818
지인에게 선물 받은 플레이모빌 시티 라이프 스타터 팩 : 병원놀이 소아과 의사 버전이다. 플레이모빌은 나에겐 생소한 장난감 브랜드였는데 이를 계기로 플레이모빌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되었다! 꽤 그럴 듯한 소아과 병원에 의사선생님, 환자 아이가 있다.

의사선생님의 진료가방에는 그럴 듯한 주사기, 칼, 가위 등이 들어있고 피규어에 걸 수 있는 고무 청진기도 있다. 뽀로로 토이북에 있던 장난감들은 실제 크기와 비슷한 큰 장난감이었는데, 플레이모빌에 들어있는 장난감은 매우 작은 크기라 아이 기준에서 필요할 때 마다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는 듯 하다. (어떤 기준인지는 엄마도 모름)
아주 어린 아이들은 삼킬 위험이 있어 플레이모빌이나 레고같은 작은 부품들은 쥐여주지 않는 게 좋다.

4. 콩순이 코딩 병원놀이
구성 : 병원 본체 (AAA건전지 3개 별도구매), 피규어 2개, 청진기, 주사기, 체온계, 투명 약, 진료카드 2개, 치료용 약 4개, 구급가방 외 종이소품
사용 연령 : 36개월 이상

(1) ‘코딩’ 병원놀이
가장 최근 장난감 도서관에서 빌려온 콩순이 코딩 병원놀이. 이 포스팅을 하게 된 계기가 된 장난감이다. 위에 언급한 단순한 역할놀이 장난감과는 다르게 무려 ‘코딩’ 병원놀이라 아이가 수행해야 하는 일들이 정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코딩 열풍이라며 여기저기 ‘코딩’ 이라는 말을 붙인 것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콩순이 장난감 중 코딩 이라는 말이 붙은 것들은 딱 한국 부모들이 좋아할 만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기능의 장난감들이 아이의 창의성을 제한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이는 기능을 활용하면서도 본인의 방식으로 놀이를 확장해 나간다.
(2) 구성
콩순이와 밤이가 의사, 환자(머리를 똑 떼어서 환자복, 의사복 변경 가능. 잔인해.)이고 병원에 온 환자의 진료카드를 진료대, 침대, 처방대에 꽂으면서 각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장난감이다. 진료대에서 접수 한 뒤, 침대에 누워 엑스레이를 찍으면 엑스레이에서 어디가 아픈지 증상을 알려준다. 배가 아프다거나, 콧물이 난다거나 등등. (이게 왜 엑스레이 인지는 모르겠으나 ㅋㅋ 어린이용 장난감이니…!) 증상을 들은 뒤 처방대에 진료카드를 꽂고 증상에 알맞은 약을 골라주면 끝.

(3) 주의할 점
*애초에 증상에 맞는 약 종류가 정해져 있어서 너무 어린 아이들이라면 장난감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 소화제, 연고붕대, 감기약, 진통제 네 종류의 약을 각 증상에 맞게 처방해줘야 하니 어느정도 큰 아이들이어야 제대로 장난감을 즐길 수 있다. 38개월인 우리 아이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가지고 놀고 있으나,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감기약과 진통제의 차이점을 설명해주기는 난감하다….. ㅎ
*38개월 아이 기준 장난감에서 정해진 순서대로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지는 못한다. 가끔 순서를 버벅이기도 하고 하다가 자기 마음대로 놀이 방향이 변경되기도 한다. 하지만 놀이에 정답은 없으므로 이 또한 만족스럽다.
*장점 – 많은 구성품들을 병원 본체 뒷편에 고정시킬 수 있어 정리하기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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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병원놀이를 할 수 있다. 무조건 장난감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도 될 듯하다. 병원놀이를 모르는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병원놀이 장난감을 제공해주면 개념을 잡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 아이처럼 이미 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이들은 구체물이 없어도 알아서 잘 논다 🙂
